‘금융앱’ 하나면 모든 은행 거래 가능해 지는시대

대표적 핀테크 서비스인 ‘토스’의 강점은 한꺼번에 모든 은행의 계좌를 조회하고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토스’가 모든 은행들과 제휴를 맺는데만 3년여가 걸렸다. 토스는 또 간편송금서비스를 위해 은행에 건당 200원 안팎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핀테크기업이 한개의 은행과 제휴하면 모든 은행과 연결된다. 수수료는 기존의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

◇폐쇄적 은행 결제망이 열린다= 금융위원회는 25일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은행 금융결제망을 모든 핀테크 기업에게 개방키로 했다. 핀테크기업만이 아니라 은행간에도 열린다. 은행 상호간, 은행과 핀테크 기업들간에 ‘플랫폼 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은행 결제망은 은행권만 이용 가능하고 은행도 자행에 계좌를 갖고 있는 고객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한다.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은행권이 지난 2016년 8월 ‘오픈 API’를 만들었지만 소규모 핀테크기업에게만 열어줬다. 2년 반이 지났지만 이용중인 핀테크기업은 27개 뿐이고 이체 한건당 400~500원의 비용을 은행에 지불하고 있다.

은행 결제망을 모든 핀테크기업에 개방되면 1개 은행과 제휴하면 모든 은행의 결제망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연결 대상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까지 포함된다. 거래 수수료는 지금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제2의 ‘토스’가 출현할 수 있는 기간은 짧아지고 비용은 낮아지는 셈이다.

◇’앱’ 하나면 천하통일? 플랫폼 전쟁의 시작= 그렇다고 이번 정책이 핀테크 기업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은행 상호간에도 결제망을 열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A은행이 B은행 고객의 계좌에 접근할 수 없지만 은행간에도 결제망이 오픈되면 B은행 고객이 A은행의 간편결제 앱을 통해 거래할 수 있게 된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은 “농협은행 고객이 국민은행 계좌가 없어도 국민은행 앱인 ‘리브’를 통해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사실상 ‘간편결제 앱’ 하나만 잘 만들면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이 가능해진다.

현재 신한은행은 ‘쏠’, KEB하나은행은 ‘1Q뱅크’, KB국민은행은 ‘리브’, 우리은행은 ‘위비뱅크’, NH농협은행은 ‘올원뱅크’ 등 각자 뱅킹 앱을 운영 중이다. 가령 세 곳 은행의 계좌를 보유한 소비자라면 앱도 세 개를 내려받아 사용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한 개 앱만 있으면 되는 셈이다.

이는 플랫폼 경쟁에 불을 댕길 전망이다. 금융 플랫폼 지위를 얻게 될 경우 결제·송금뿐만 아니라 대출, 예·적금 등 수익에 직결되는 상품에도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다른 모바일 메신저들을 누르고 기본 플랫폼이 된 것처럼, 예컨대 위비뱅크가 ‘가장 좋다’고 평가받으면 다른 은행 앱들은 고객 스마트폰에서 삭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용카드가 장악한 결제시장에도 변화= 금융위는 고비용 구조의 신용카드가 독점하고 있는 결제시장의 변화를 위해 다양한 결제사업자 출현을 촉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자금융업 체계를 전면 개편해 결제자금을 보유하지 않고 정보만으로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지금지시서비스업'(일명 마이페이먼트 산업), 은행 제휴없이 독자적으로 계좌를 발급하고 이를 통해 자금이체할 수 있는 ‘종합지금결제업’도 도입키로 했다. 간편결제 이용한도는 현재 월 200만원에서 300만~500만원으로 확대하고 핀테크 결제사업자에게 소액 후불결제 서비스, 교통카드 기능도 허용키로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급·결제 핀테크 기업이 은행 제휴 없이 독자적인 계좌를 만들고, 소액이지만 일종의 신용카드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은행과 카드사의 업무 영역을 침해해 현재 금융업 인가 체계를 형해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http://news.mt.co.kr/mtview.php?no=201902251517286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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